성인 ADHD 진단 후 둘째 날 심경 변화(콘서타 18mg 복용 이틀 차)

아무렇지 않게 끝난 콘서타 복용 첫 날.

과연 이튿날은 어땠을까요?

 

네, 똑같습니다

변화를 못느끼고 있어요

부작용도 없구요

 

다만, 느껴지는 무언가는 있었습니다.

그건 바로 우울감이었는데요

성인ADHD를 의심하고 직접 예약해 검사를 받은 건 나지만

내심 마음속으로는 의사선생님이 검사 결과는 이상 없고 다만 우울증 증상이 있으니

며칠 마음 좀 푹 쉬시라 이 말을 듣고 싶어서 간 것 같아요

 

그런데 전형적인 성인ADHD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

그땐 예상했으니 진짜 아무렇지 않았거든요 무덤덤 그 자체였는데.

내가 정신과까지 갔고, 약도 먹어야 하는 지경에, 엄마랑 요새 투닥거리는 일이 잦는데 이 상황을 곱씹게 되고, 이러면 안되는거 알면서도 또 자꾸 급한 일을 미루고 있고 이러고 있으니 우울감이 더 심해지는 거 있죠

 

 

약의 부작용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게 그 동안의 나의 행동을 되돌아 보고 저절로 이 것과 연관이 지어지니

진짜 말로 할 수 없는 박탈감과 허망함이 온전히 느껴야만 하느라 버겁습니다

 

이미지 출처 - 네이버

 

공감 가실 분들이 있으실까 궁금하지만 진단 확정을 받고 나면 약간 느낌이 식스센스 주인공이 된 것 같더라구요

 

아동심리학자인 주인공이 죽은 귀신이 보여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내용의 영화죠

하지만 반전은 그 주인공이 귀신이었다는 게 엄청난 반전이었던 영화였습니다

 

그 기분이에요 딱^^

 

내가 그동안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, 내가 수근거렸던 사람들이 오히려 정상이고

내가 비정상이었다고? 이 생각이 삭 스치면서 진짜 화나고 무섭고 짜증나고 오만 감정 다 느꼈습니다

내 마음이 좀 편해지려고, 나아지려고 갔는데 오히려 받아들이기 힘든 것을 얻어온 건 아닌가 생각도 많아졌어요.

약이라도 좀 잘 들면 기분이 밝아졌을 것같은데 안 들어서 그런걸까요 ?

아니면 이것 자체도 사람 우울하게 만들어버리는 부작용 중 하나일까요,,

 

빨리 다음주 의사선생님 뵙고 증량 요청하고 싶어지는 하루네요

얼른 다시 기분도 컴백하고 정신력 말짱해짐을 느끼고 싶다구요..